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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농부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2010-10-20
이메일 조회 2680

저는 게으른 농부입니다. -송항건-


저는 게으른 농부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게으른 농부입니다.

햇볕에 비 맞고 올라와 올라와 싹이 올라와

철모르는 어린 애벌레들이 싹의 모가지를 잘라 먹어도

“먹다 지치면 그만 먹겠지?”

“이렇게 많은데 나누어주면 어때?”

그저 팔짱끼고 지켜만 보는

저는 게으른 농부입니다.


저는 게으른 농부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으른 농부입니다.

햇볕에 비맞고 무럭무럭 남은 내 식구들에게

헐떡이며 뒤쫓아 온 많은 잡초들 기죽이려

“그래도 네가 일등이다!”

“좀 더 힘내자!”

그저 팔짱만 끼고 파이팅! 하는

저는 게으른 농부입니다.


그래도 믿고 따라 왔는데

수차례 다독이며 “그래 고생했다.”

그저 먼지 털어 엉덩이 떠밀며 잘 가라고

믿고 맡기는

여기는 게으른 농부네 농장입니다~~~


※조합원님들 볼품없는 볶은 해바라기씨 맛있게 드세요~

제 해바라기는 많은 농사지식 대신에 자연을 좀 더 담았습니다.

간혹 드시다가 씨의 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작은 씨가 나오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지금은 힘들지만 꼭 제대로 된 생산라인을 갖춰서 더 좋은 씨로 보답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위 글은 2008년도 두레생협 홈피에 올렸던 제 글의 일부입니다.

2010년 8월 어느 무더운 오늘 제 자신의 다짐을 다시 상기하기 위해 들춰 봅니다.

휴~

휴~ 간만에 일했더니 땀좀 흘렸네요???

접니다. 게으른 농부(몇년 전의 모습입니다.)

쑥쓰러워 하는 녀석이 있길래 .....

 

안녕들 하셨지요?

바른생협 조합원 여러분~

해남에서 열심히 해바라기 농사를 짓고 있는 게으른 농부네 농장의 게으른 농부 송항건 입니다.

글재주도 별로 없는 제가 올리는 글이 민망스럽고 부족해서 또 게을러서 아주 간혹 두레연합 홈피에 글을 올리곤 했는데, 반면에 친정인 이 곳 바른생협에는 더 아주 드물게 왔다 가곤 해서 죄송스럽네요.

저도 벌써 이 곳 해남에 귀농한지 만으로 6년 하고도 2개월이 흘렀네요.

매년 힘들게 해바라기 농사를 하고 있지만 잃은 것 보다 얻은 것 이 더 많은 것 같네요.

힘들지만 올 해는 마음을 더 비우고 해바라기 농사를 지었더니 그중 제일 잘된 한 해가 되지 않겠는가 싶네요.(일반적 재배 방식을 무시하고 제 경험을 토대로 같은 땅에 재배량을 반 이하로 줄여서 식재를 했기에 수확량은 많이 떨어지겠지만 선별 하고도 상품성 있는 좋은 씨가 그 전의 방식 때 보다 더 나오리라 보여 지네요.)

저만의 방식을 완성했다고 해야 할까?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일반적인 재배 방법으로도 기본적인 친환경 재배 방법으로도 안 하고도 이정도 작황이면 잘 버텨내고 있는 녀석들이 그저 기특해서 전 행복한 보람뿐이라는 것 외에는 달리 형언할 수 없네요. 그저 자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음~ 얘기 나온 김에 이번 글엔 위에 피력한 농산물 재배방법에 대해서 제 개인적 소견을 좀 말씀드리고 싶네요.

나중에 이견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인 방법은요?

뭐 처음에 밭 갈 때 토양 소독제,충제,제초제를 양껏 듬뿍 살포하거나 아니면 제초제를 나중에 재배 중 1~3회 치고, 처음(밭 갈 때) 또는 재배 중간에 화학비료 듬뿍듬뿍 팍팍 뿌리고 부어가며 풀 없이 굵고 크게크게 키우니까 주변 또는 외부인에게 농사 잘 짓는다고 칭찬 들으며 좀 하는 농부로 인정받는 모습이 보통 일반적인 재배 방법이고요.

(간혹 보면 일반 관행으로 농사를 하시는 분들이 고구마를 예로 들어 “우리도 약을 안 한다.” 또는 “고구마를 재배하면서 약을 하나도 안 했다.” 라고 주장하시는 농민이 계신데, 그렇게 얘기하시는 분들 중 대부분이 고구마 순을 심기 전 밭을 갈 때 또는 밭을 간 후 토양소독제와 충제를 살포(제초제도 포함)하고도 작물이 밭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기 때문에 그 이후의 재배는 다른 약을 하지 않으니까 “나도 약을 안 하고 키웠다. 친환경 재배다.” 라고 주장 아니, 생각하시고 함부로 말들 하시는 위험한 분들 간혹 접하기도 해서 전 깜짝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또 소비자들 중에도 위 사례와 비슷하게 생각하시고 “나도 농촌 출신인데 고구마에 무슨 약을 하냐?” 라고 하시며 무농약 인증 친환경 고구마 가격을 헐뜬는 분들이 계신데 참 답답합니다. 힘들게 친환경 인증을 받고 괜히 친환경 재배 하는 거 아니거든요!

그 힘든 노력을 가격으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그런 무지의 불신은 저 같은 친환경 재배 농민에게는 큰 상처를 줍니다. 또한 그 점을 악용해 가짜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 유통시키는 무심한 농민들도 같은 상처를 주고요.)

모든 농민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니까 오해 마시길 바랍니다.    


기본적 친환경(무농약 기준)재배 방법은?

밭 갈아엎기 전 충분한 다량의 완숙퇴비를 기본살포하고 무농약이면 화학비료, 토양개량제 등을 포함해서 토양 시비처방의 3/1이하 또는 준해서 살포하고 재배 중간 중간에 김메기(제초제 절대 사용불가)도 1~2회 해주고 각종 영양제(자가제조 포함) 적당량 뿌리고.

또 요즘 친환경인증 자재로 제조한 약들도 좀 고가지만 좀 치고 해서 재배하는 방법이고요.(법적 테두리를 넘지 않는 선에서 상업적 의식으로 재배함을 말합니다.)


제가 하는 친환경적 방법은?

일단 요약해서 가까이 보면 나와 우리를 위해서고 멀리서 보면 우리마져 포함되어 있는 자연을 위해서 덜 인위적이고 덜 빼앗는 대신 남겨주는걸 감사히 먹을 줄 알고 나머지는 욕심 부리지 않고 다시 되돌려주는 그리고, 오래 기다리고 참는 그런 방법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 그런 마음가짐으로 모든 밭의 전 작기에 재배한 부산물(가지,줄기,뿌리,각종 잡풀들)들은 그대로 그 밭에 투입이 기본입니다.(남들에게는 전 잡풀도 키운다고 얘기합니다.)

퇴비는 가능한 완숙퇴비(무농약 인증밭)만 쓰고  유기인증 밭(준비중)에는 될 수 있는 한 녹비작물로 퇴비를 대신합니다.

완숙퇴비를 사용할 경우 유기축산에 의해 배출되는 퇴비만 쓰는게 제일 좋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이제 걸음마 정도라.....

저는 주어진 여건이 좀 힘들어서 그래서 생각한게 녹비작물(헤어리베치)입니다. 일반적인 퇴비 대신에 녹비작물로 대체를 하고 있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하려니 단점도 따르네요.(일 년 한 작기만 할 수 밖에 없어요. 그것도 제한된 작물 만으로요.) 

화학비료는 거의 쓰지 않지만 미생물발효 돈분액비(주성분인 질소가 많아서 법적으로 화학비료로 분리가 되어 있기에 무농약 인증 밭에만 사용하고 유기인증을 준비하는 밭에는 사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여기 해남군 자체에서 거의 100% 발효된 액비를 무상으로 농가에 보급해주고 있어서 퇴비 값 절감에 큰 도움을 받고 있네요. 물론 토양 시비 처방서는 무농약 기준으로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정식 발급받고 살포량은 질소함량대비 무농약인증 기준을 준수합니다.)는 작년부터 쓰기 시작했네요.

그 외 토양개량제인 석회,규산질 정도만 토양시비 처방전 기준을 토대로 살포하고 될 수 있는 한 재배 중간에 각종 영양제인 액비살포는 안 하고 끝까지 작물의 자생력에 맡깁니다.

제초작업은 곤충들의 자연적 먹이사슬을 이용한 천적방제를 기본으로 하기에 풀을 뒤늦게 1회 정도 베어내고 친환경인증용 충제 같은 것은 중간에 충들이 습격을 해도 사용을 하지 않습니다.(유익한 천적도 다 죽으니까요. 한 3년 기다리니까 천적들이 소문 듣고 여기저기서 몰려들 오던데요. 단 심하면 거의 수확을 못할 수 있지만요. 감수 해야지요. 정말로 그런 적 있었는데 정말 먹고 살기 힘들더군요.)

벌레들도 엄청 많아서 많이도 갉아먹고 빨아먹고 가지만 그래도 좀 참고 기다리면 서로의 천적들이 찾아와서는 싸워서 잡아먹기도 하고, 개체수가 너무 많지만 애벌레로 있는 상태에서 크려고 엄청 갉아 먹던 녀석들도 일정기간 지나면 더 이상 못 먹고 가더군요.

다행히 해바라기 같은 경우는 이번에 워낙 작황이 좋아 덩치가 커서 녀석들 실컷 먹고도 남았나 봐요.(변태과정에 따라서 시기적인 영향과 그 시기의 날씨 영향으로 작물종류와 작물의 재배방식에 따라서 완전 100% 다 먹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제가 수확해서 조합원 여러분께 보내어지는 모든 작물은 바람맞고 비 맞고 새도 먹고 벌레도 먹고 각종 들짐승들도 먹고 난 후 남겨진 나머지가 다입니다.

어느 해는 거의 없기도 하고 또 어느 해는 조금 남기도 하곤 해서 간혹 여러분께 조금 맛보여 드리고 있는 거 그거 말입니다.(좀 무책임한가요?)

올 해는 좀 더 많이 맛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지 싶네요.(9월 말쯤 공급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죄송하지만  이번에도 겉껍질은 손수 까 드셔야겠습니다.

불편하고 수고스럽더라도 가족끼리 오순도순 도란도란 까서 드세요.

드시기에 불편함은 드렸지만 좀 더 자연을 담아 드렸기에 좀 봐주시고 드셔주세요.

그래야 저도 힘내서 열심히 양심껏 농사짓죠!

설명은 못 드리지만 효능이 꽤 좋습니다. 각자 인터넷 검색해 보세요.

막바지 여름에 남들보다 한 달여 늦게 심은 벼의 크기는 남들 길이에 절반정도 뿐이지만 드문드문 벼 잎 사이로 붉은 다홍빛 우렁이 알들을 보면 괜히 저도 모르게 호사 부리듯 부리는 옅은 미소가 절로 번지네요.

남들 넉 섬 다섯 섬 수확농사의 겨우4/1을 넘는 수준이지만 적은 낟알 속에 담겨진 진실이 저를 배부르게 하니 만족할 밖에요.

참 고맙잖아요.

서로들 나눠주고 양보해서 우리에게 너희들도 먹으라고 남겨주는 자연이.....

무더위 무사히 보내시고 기분 좋은 가을맞이하시길 바라며 해남에서 게으른 농부가 보냅니다.


(추신)

☞ 참! 예전에 유모차 보내주셔서 저희 부락 할머님들 어찌나 열심히들 돌아 다니시는가 a/s 요청이 간혹 있네요.(나름대로 완벽수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보실 때 마다 고맙다고 잘 쓰고 있다고들 그러세요.

어느 한 할머님은 제대로 된 씰버카를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다행이기도 했고요.(허리가 너무 많이 굽으시고 키도 워낙 작으신 분이라 유모차마저도 힘드셨는데 자녀들이 생각지 못한 모습에 한 대 척하니 사 드린 거 같더군요)

나중에 또 부탁드려도 되죠? 좀 많이 튼튼한 걸로..... ☺☻☺    

☞ 우렁이 사진도 올릴려 했더니 전에 찍어둔게 다 날라가 버렸나 안 보이네요.

   다음번 글 올릴때 올려 드릴께요. 정말로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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